top of page
검색

세대연계형 인구정책, 울산의 미래를 좌우한다.

10월 1일
2분 분량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울산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오랫동안 울산을 지탱해 온 젊고 활기찬 도시라는 수식어는 이제 과거의 영광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청년층의 지속적인 역외 유출과 인구 고령화 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도시의 성장 엔진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다양한 출생장려정책과 청년 수당 등 현금성 지원책과 간접적인 혜택들을 마련하여 인구 감소의 댐을 막기 위해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단편적이고 시혜적인 성격의 정책들은 거대한 인구 구조 변화의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제는 인구의 숫자를 물리적으로 늘리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이미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대들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공존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 핵심적인 열쇠가 바로 ‘세대연계형 인구정책’이다.

     

현재 울산이 당면한 거대한 거시적 변화 중 하나는 ‘베이비부머 2세대’의 본격적인 노년기 진입이다. 그들은 과거 세대와는 달리 교육 수준이 높고, 울산의 고도성장기를 일구며 경제적 자산을 축적한 새로운 노년층으로서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사적연금까지 가입하여 질 높은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흐르는 세월 앞에 질병과 고독, 일생생활의 불편함이라는 노년의 그림자를 피할 수는 없다. 이들에게는 단순한 연금 지급을 넘어, 삶의 질을 유지해 줄 정교한 케어서비스와 맞춤형 생활서비스가 절실히 요구된다. 건강관리, 가사 보조, 여가 활동 지원, 디지털 기기 교육 등 베이비부머 2세대가 액티브 시니어로서 품격 있는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 수요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도시 안에서 이 거대한 사회적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울산은 정주 여건이 악화된 활력 없는 거대 양로원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필요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 바로 지역의 ‘청년들’이다. 청년 세대는 최신 트렌드를 읽는 눈과 디지털 역량, 그리고 시니어 세대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활력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울산의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으로 매년 짐을 싸고 있다. 대기업의 제조업 중심 일자리 구조가 재편되면서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은 좁아졌고, 서비스산업과 지식산업의 기반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베이비부머 2세대의 서비스 수요와 청년들의 일자리 갈망은 울산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완벽한 퍼즐 조각과 같다.

     

세대연계형 인구정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노인 복지와 청년 지원을 별개의 예산, 분절된 행정으로 다루던 이분법적 사고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베이비부머 2세대를 위한 사회적 케어와 생활서비스 영역을 거대한 하나의 지역 대안 산업으로 육성하고, 여기에 청년들을 대거 고용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청년들이 주도하는 스타트업이 신노년층의 자산과 연계하여 헬스케어, 스마트 홈케어, 맞춤형 문화·여가 콘텐츠를 공급하도록 울산시가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근로 형태의 임시방편적 일자리가 아니라, 인공지능 대전환(AX) 시대에 걸맞게 청년들이 전문성을 쌓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에게는 안정적인 소득과 고용의 기회를,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고품격 생활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상생의 구조이다.

     

이러한 세대연계 정책은 단순히 경제적 효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공간과 삶의 공유를 통해 그 동안 단절되었던 세대 간의 정서적 유대를 복원하고 도시의 밀도를 끈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세대 간의 갈등이 국가적 난제로 부상한 시대에, 울산이 먼저 세대연계형 인구정책을 통해 세대 공존의 구체적인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면 이는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에 거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인구 대책을 넘어, 울산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할 강력한 시대적 카드로써 울산형 세대연계형 인구정책의 돛을 이제는 행정과 지역사회가 뜻을 모아 올려야 할 때가 도래하였다.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국립대 무상등록금, 정당한 정부 개입은 ‘반쪽’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2027학년도 대입 수시원서 접수가 마감되었다. 접수과정에서 발생한 민간 원서접수 대행사 시스템 ‘먹통’사태로 인해 국가차원 공적 원서접수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 수시원서 접수 이후 가장 핫한 이슈는 지방 국립대 무상등록금이 지방 국립대 경쟁률 제고에 미친 영향이다. 교육부는 2027학년도부터 지방 국립대 30개교 신입생 가

 
 
 
지역의 혁신인재 양성은 지역 대학의 자율성 강화로

지역마다 청년이 핫이슈다. 지역의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기 위해 지방정부마다 다양한 청년지원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의 청년인구 유출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청년지원정책과 관련하여 우리가 꼭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 청년들의 실질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차별화된 지원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부산·경남·울산 광역행정통합, 성배인가 독배인가?

최근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광역행정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지방의 광역자치단체는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의 대전환을 위해 행정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산·경남·울산도 통합의 길 위에 있다. 2010년 마산·창원·진해가 통합된 창원시가 되

 
 
 

댓글


© 2019 by Soogwan Doh

bottom of page